8800원에 맞춘 통신 3사 듀얼넘버 요금제
통신 3사가 eSIM(Embedded SIM) 도입에 따른 ‘듀얼넘버’ 요금제를 ‘월 8800원’에 맞췄다. 5G ‘중간요금제’에서도 비슷한 데이터·요금 수준으로 ‘과점 구조’를 활용했던 통신 3사가 듀얼넘버 요금제에서도 보조를 맞추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SK텔레콤은 eSIM 도입에 맞춰 듀얼심(Dual SIM) 스마트폰 이용자를 위한 공유형 요금제 ‘마이투넘버’ 서비스를 8일 출시했다. ‘마이투넘버’는 월 8800원에 음성 모회선 공유, 문자 기본제공, 데이터 250MB+모회선 공유(소진 시 최대 400kbps)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마이투넘버’에 가입하려면 SK텔레콤 5G·LTE요금제를 이용 중인 듀얼심 스마트폰이 있어야 한다. 듀얼넘버 요금제를 기존 가입자에 한정된 상품으로 운영하겠다는 전략을 드러낸 셈이다. 이 스마트폰의 두 번째 회선으로 ‘마이투넘버’ 요금제에 가입하면 현재 이용 중인 요금제의 음성과 데이터 제공량을 공유해 사용할 수 있다.
eSIM 듀얼넘버 요금제의 경우 가장 먼저 요금제를 발표한 KT가 월 8800원에 두 번째 번호용 데이터 1GB를 제공하고 있다. KT는 이 데이터 소진시 최대 400Kbps 속도로 데이터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도 듀얼넘버 요금제를 월 8800원에 출시했다.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250MB의 데이터(소진 시 최대 400Kbps)와 첫번째 번호의 전화와 문자 사용량을 공유해 사용할 수 있다. 데이터 역시 첫 번째 번호와 쉐어링해 쓸 수 있다.
통신 3사가 듀얼넘버 요금제를 8800원으로 ‘통일’한 데 대해선 소비자 선택권 제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듀얼넘버에서 가격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통신 3사는 듀얼넘버로 타사 가입자를 끌어오기 보다는 기존 가입자들에게 ‘보조용’ 서비스로 사용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을 드러냈다. ‘가격’ 대신 기존 회선과의 ‘데이터 공유’를 앞세운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통신업계에서는 두 번째 회선을 알뜰폰 대신 통신 3사에서 개통하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기존 통신사를 벗어나지 않는 ‘충성’ 가입자로 보고 있다. 통신 3사도 이 때문에 ‘가입자 묶어두기(Lock-in)’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반면 알뜰폰 업계에서는 듀얼넘버 서비스가 알뜰폰 시장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두 번째 번호는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근거를 두고 있다. 알뜰폰 업계는 ‘eSIM 비용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내세우며 듀얼넘버 가입자 유치에 나선 상태다.